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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트리 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 / 점보 록스 캠프그라운드(Jumbo Rocks Campground)

by sunshine5556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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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 남부에 위치한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두 개의 사막 생태계인 모하비와 콜로라도가 만나는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미국 국립 기념물로 지정된 조슈아 트리가 넓은 지역에 걸쳐 분포해 있고, 수백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바위가 바람과 물에 의해 시간이 지나며 다양하게 변화된 모양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 한낮에는 최고 섭씨 35도를 웃도는 날씨로, 대부분의 방문은 10월에서 5월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당일 투어로 방문을 하기도 하더군요. 여름에 여행 중이던 우리가 이곳에서 캠핑하기로 결정한 것은 오로지 밤하늘의 별을 보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컸습니다. 그래서 라스베이거스에서 오후에 출발해서 저녁 무렵 도착하기로 했습니다. 음식을 해 먹기는 힘들 것 같아서 가는 길에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사정이 생겨 캠핑장에 도착한 건 자정이 다 될 무렵이었습니다. 우리가 예약한 캠핑장은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 있는 여러 개의 캠핑장 중 규모가 가장 큰 점보 록스 캠프그라운드(Jumbo Rocks Campground)였는데, 다행히 캠핑 사이트 1번을 예약한 터라 헤매지 않고 자리를 찾았습니다. 커다란 바위 앞의 사이트였는데 텐트를 설치하고 바위에 걸치듯이 누워서 바라보는 별들은 그야말로 별의 바다였습니다.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곳이라 은하수와 다양한 별자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1번 캠프사이트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사막지대입니다. 그래서 이곳 캠핑장에는 물이 없습니다. 화장실도 Pit Toilet으로 일명 구덩이 화장실입니다. 우리나라의 재래식 화장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냄새가 많이 나지는 않습니다. 물이 없으므로 화장실 안의 세면대도 없습니다. 세탁 시설이나 샤워 시설도 당연히 없겠지요. 여느 국립공원처럼 제너럴 스토어도 없어서 얼음이나 장작은 근처 마을에서 구입하셔야 합니다. 이곳은 체크인 오피스도 따로 운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식적인 체크인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 캠핑 사이트 앞 작은 나무 기둥에 예약자의 이름이 쓰인 종이가 붙어 있을 뿐입니다. 물론,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 있는 모든 캠핑장에 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블랙 록(Black Rock Campground)이나 코튼우드 캠핑장(Cottonwood campground)에는 식수와 수세식 화장실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곳 점보 락스 캠프그라운드를 예약한 것은 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고 커다란 바위들에 의해 그늘이 생길 것 같아서였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한밤중에 도착한 터라 그늘이 그다지 필요는 없었습니다. 씻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구입해 간 생수로 고양이 세수와 양치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밤에는 그래도 시원해서 잠을 자는데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텐트를 걷고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새 떼가 소리를 내며 우르르 왔다 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분명히 모습은 새인데 날지 않고 종종걸음으로 떼 지어 몰려다닌다는 거였습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짐을 정리하느라 바닥에 내려놓았는데 다가오더라고요. 그 작은 생물체에 제가 무서워 소리를 내며 쫓았는데도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더군요. 그 동물의 정확한 이름을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바위들로 둘러싸인 장소에 무리 지어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는 새들의 모습에 다른 행성인 듯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캠퍼들이 하나둘 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낮이 되면 날씨가 뜨거워져서인 듯했습니다. 우리도 서둘러 정리를 하고 캠핑장을 나왔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캠핑장을 둘러보고 싶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이동해야 했습니다.

바위 위의 날지 않는 새들

 

공원 안에서 차량으로 이동할 때에는 속도 제한이 있습니다.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사막 거북이와 같은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잠시 차에서 내려 사진도 찍고 하면서 오전 시간 동안의 관광을 즐겼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머물렀기 때문에 구석구석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다양한 모양의 조슈아 트리를 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네요. 전설에 따르면 모르몬 교도들이 조슈아 나무의 가지가 조슈아 즉, 여호수아의 뻗은 팔과 비슷해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전설일 뿐이지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여기에는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있는데, 특히 점보 록스 근처에는 스컬 록(Skull Rock)이라 불리는 해골 모양의 바위가 있습니다. 오랜 기간 빗방울이 화강암의 작게 움푹 들어간 곳에 고이면서 침식되고, 점점 더 많은 침식이 이루어지면서 두 개의 눈구멍처럼 보이는 구멍이 형성되었고, 점차 두개골의 모습을 닮은 바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곳은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인 듯합니다. 사정상 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 곳입니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협회의 부서로 '사막 연구소'라는 곳이 있습니다. 사막 연구소에서는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조슈아 트리, 주변 사막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지질학, 조류 및 야생화 관련 등 자연과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풍부한 자연 자원을 활성화하고자 노력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미국의 국립공원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인류의 유산으로 지켜나가는 노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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