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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다

한식을 한식답게 / 한국의 발효식품

by sunshine5556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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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 요리사'의 인기가 엄청났던 것을 기억합니다.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지 않던 저도 정말 재미있게 시청했던 프로그램입니다. 회가 거듭될수록 긴장감이 고조되며 단순한 요리 프로그램이 아닌 집중력을 요구하는 여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압도할 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셰프 '에드워드 리'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의 요리에 대한 가치관도 멋있었지만, 한국 발효식품 '장'에 그의 생각과 그 '장을 그의 요리에 접목해 새로운 요리를 창조하는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장 담그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방 한쪽 구석에서 띄우던 메주 냄새와 끓인 엿기름물에 메줏가루와 고춧가루 등을 넣고 커다란 나무 주걱으로 저었던 일도 어렴풋하게 떠오릅니다. 메주를 만들기 전 할머니는 삶은 콩을 커다란 자루에 넣고, 두꺼운 천으로 감싼 다음 그것을 저와 동생이 밟게 시키셨는데, 발밑에서 따뜻하게 뭉개지던 콩의 느낌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방 한구석의 메주 냄새가 참으로 싫었습니다. 메주 위에 피어오르던 곰팡이를 보며 "저거 다 벗겨내야 하는데"라고 하기도 했었습니다. 곡 필요한 곰팡이었는데 그때는 몰랐으니까요.

 

 발효란

  라틴어 '끓이다'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해서 변화된 산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발효란 과학적으로는 일종의 부패과정이지만, 그 과정에서 몸에 좋은 성분이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으로는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것은 부패로 좋은 것은 발효로 표현합니다.

 

  발효의 역사

  발효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언제부터 시작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원전 1만 년 전에 포도주와 식초가 만들어졌다고 추정되고, 기원전 6000년 전에 맥주의 제조에 효모를 사용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을 비롯해 김치, 젓갈, 술 및 누구나 좋아하는 식혜 등 오래전부터 발효 식품이 있었습니다.

 

  발효의 원리

   1787년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포도즙의 포도당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것을 보고 '발효'라고 기록했습니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며 여러 화학자에 의한 발효의 촉매설과 파스퇴르 등의 미생물학자와 세균학자들이 주장하는 효모설의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파스퇴르는 1857년 우유와 당의 발효를 실험한 결과로 발효가 자연발생적이지 않다고 단언했지만 그의 사후, 부흐너가 발효는 효소에 의한 촉매반응이라는 결론을 증명했습니다. 1900년대 초에 이르러 많은 효소학자에 의해 효소와 조효소의 발견으로 발효과정이 과학적으로 설명되었습니다.

 

 

  한식의 발효식품

  대표되는 한식의 발효식품으로는 김치, 된장, 고추장이 있습니다.

  김치

  고구려인들이 채소를 소금에 절이는 형태로 이용했다는 삼국지 '위지동이전'의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이후,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치면서 채소의 단순한 절임에서 발전되어 다양한 양념과 채소류를 사용해 김치의 형태로 변화합니다. 조선시대에 고추가 포르투갈 상인에 의해 동아시아에 전해지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이를 김치에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증보산림경제'에는 고추가 김치에 사용되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지금의 김치처럼 고춧가루를 다량 넣은 형태가 아닌 매운맛을 내는 감미료 정도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김치의 가장 많이 알려진 효능으로는 김치가 숙성하면서 생기는 유산균의 정장 작용이 있습니다. 장내의 유산균이 해로운 균이 자라는 것을 막아서 장을 튼튼하게 합니다. 또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김치에 있는 식이성 섬유가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나트륨 때문에 김치의 섭취가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어떠한 음식이든 과하지 않게 적당량을 섭취한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갓김치

 

  된장

  남편이 좋아는 음식 중의 하나가 된장찌개입니다. 물론, 된장을 담가본 적은 없습니다. 맛있는 된장을 찾아 사서 먹는데 고추장과 더불어 냉장고 안에 항상 비치해 놓는 식품입니다. 고려시대에는 메주를 장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와서야 장을 만드는 누룩을 말장, 장은 간장이나 된장으로 분리되었습니다. 된장의 기본 재료는 콩으로 만든 메주를 사용하는데, 이는 전통된장인 재래식 된장을 만드는 방법이고 대량으로 생산되는 공장에서는 매주를 만들지 않고 삶은 콩을 인위적으로 발효시켜 사용합니다. 된장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막된장(막장), 보리장, 두부장 등 사용된 재료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된장은 발효식품 중에서도 항암효과가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콩 속의 레시틴과 사포닌은 뇌 기능 향상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노인성 치매 예방에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전통 된장은 간 기능을 강화시키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된장

 

 

  고추장

  처음 고추가 들어왔을 때는 양념으로 사용했지만, 고추가 재배되고 널리 퍼지면서 된장 간장에까지 매운맛의 첨가를 위해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래의 고추장은 찹쌀을 사용해 만들었지만 밀가루를 사용해서 만들기도 합니다. 고추장은 엿기름 또는 조청에 의한 단맛이 가미되어 된장과는 다른 감칠맛을 가진 발효 식품입니다. 현대에는 간편하게 엿기름이나 조청 대신 물엿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사견으로, 고추장이 없었다면 떡볶이는 생겨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고추장 역시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추장의 캅사이신 성분은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항균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고, 숙성기간이 오래된 고추장일수록 비만 방지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찹쌀 고추장

 

 

  우수한 한식의 발효식품이지만 정작 만들어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김치는 담가 먹었었는데 먹는 양이 줄어들면서 김치도 사 먹게 되더라고요. 된장은 딱 한번 담가본 적이 있는데 아파트가 저층이라 햇빛의 양이 길지 않아 쉽지는 않았습니다. 고추장은 시도해 본 적이 없는데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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