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어떻게 지내요...
기록하다

어퍼파인즈 캠프 그라운드(Upper Pines Camp Ground)

by sunshine5556 2025. 3. 6.
반응형

   나와 남편은 캠핑을 좋아하는데 2024년 7월 미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제일 신경 쓴 부분이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캠핑장을 예약하는 것이었다.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가기 몇 개월 전부터 일정을 정한 후 캠핑장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의 정보를 찾기 위해서 우선 미국의 국립공원 정보를 제공하는 National Park Service(스마트폰 앱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검색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가야 할 곳, 숙소, 먹거리, 지도, 그 외에 다양한 액티비티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도로 사정이라던지 날씨, 캠프그라운드 개방 여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여러 개의 캠프그라운드가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는 3박 4일 일정을 어퍼파인즈 캠프그라운드에서 머물기로 했다. 이곳은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에 있는 캠핑장으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캠프그라운드 중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다른 캠프그라운드와  마찬가지지로 성수기 기간에 예약하기는 무척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캠프그라운드 예약은 Recreation.gov라는 곳에서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캠프그라운드를 제외한 미국의 국립공원 캠프그라운드를 예약할 수 있다. 매월 15일 오후 11시(한국 시각 기준)에 이후 5개월 이내의 날짜를 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5년 3월 15일 오후 11시에 2025년 8월 14일까지의 기간 동안 예약이 가능하다. 참고로 노스파인즈 캠프그라운드(North Pines Camp Ground)의 경우 일부, 먼저 예약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추첨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다. 우리의 경우는 만일을 위해 추첨에 응모했지만 떨어졌다.

  예약하는 날 남편과 나, 큰아이 셋이 PC방에 가서 30분 전부터 예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11시가 되는 순간 예약을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한 곳의 사이트에서의 연박 예약에 실패하고 각각 세 곳의 캠프사이트를 하나씩 예약할 수 있었다. 그나마 3박 다 예약이 되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뿐만이 아니어서 캠핑 중 웃긴 상황들이 연출되곤 했다. 오전 11시가 지날 때쯤이면 서너 명씩 텐트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모두 연박 예약에 실패하고 일명 메뚜기식 이동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한 번은 남편과 딸아이가 텐트를 하나씩 들고 이동을 하는데 한 꼬마아이가 텐트를 가리키며 엄마에게 말했다.

              "Mom, The house is moving."

  어퍼파인즈 캠프그라운드는 사이트도 넓고 커다란 나무에 둘러싸인 숲속에서의 캠핑을 즐길 수 있지만 요세미티의 여는 캠핑장과 마찬가지로 전기가 제공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온전히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더불어 곰의 출몰을 볼 수도... 물론,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가끔이라도 나타나는 곰의 출몰을 대비해 Food Storage Locker, 일명 곰 캐비닛이 사이트마다 있어서 음식물, 화장품 포함 냄새가 나는 모든 것들을 이 캐비닛에 넣어야 한다. 차 안에 넣어서도 안 된다. 우리는 자기 직전 양치 후 치약, 칫솔까지 다 넣어 두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이곳 어퍼파인즈 캠프 그라운드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설거지를 할 수 있는 개수대가 따로 없다. 처음에는 약간 불편하기도 했는데 점차 요령도 생기고 익숙해졌다. 이 부분에 대한 경험담을 찾을 수가 없어서 많은 블로그를 찾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일단 설거지통은 필수로 챙겨야 한다. 우리는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오고 추가로 물통(우리는 커다란 생수통 사용)에 물을 받아와서 키친타월로 그릇을 한 번 닦고, 설거지통에서 수세미로 문지르고, 추가 물로 헹구었다. 물을 받는 곳은 가까이 있으니 여러 번 씻어도 된다. 다만, 사용한 물은 사이트에 버리면 안 되고 화장실 건물에 있는 오수 버리는 곳에 버려야 한다. 하다 보니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반면에 좋은 점은 물병만 있으면 물을 받아 마실 수 있는 수도가 있다는 것이다. 생수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예전 물갈이로 고생한 기억이 있어 혹시 몰라 마시는 물은 생수를 사용했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그 물을 마시는 것을 보았다.

  아! 불편한 거 하나 더 얘기하자면 가까이에 샤워장이 없어 좀 걸어가거나 차로 이동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어퍼파인즈 캠프그라운드 근처 커리 빌리지(Curry Village)에 있는 샤워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우리는 차로 이동 후 샤워장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이용했다. 간혹 주차 자리가 없을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럴 때면 기다렸다가 주차하기도 했는데 자리는 금방 비는 것 같았다. 알려진 샤워장은 한 곳이었는데 샤워장을 마주 보고 오른쪽 방향으로 가다가 왼쪽 길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샤워장 한 곳이 더 있다. 이곳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용하기도 더 용이하다. 우리도 처음의 샤워장에서 대기하다가 누군가 지나가면서 큰 소리로 알려줘서 알게 되었다. 

  어퍼파인즈 캠프그라운드에서의 캠핑은 단점들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을 만족감을 주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즐기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캠핑장 자체로도 즐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편과 나는 남편의 퇴직 후에 한 번 더 가보기를 희망하고 있다. 

 

반응형